3D니 스마트폰이니 세상은 또 한 번 거센 변화의 물결에 요동치는데, 너무나 아날로그스런,,,터치로 액정을 두드려 연주하는 미래의 컴퓨팅이 아닌, 한 인간이 직접 자신의 손가락으로 줄을 튀겨 소리를 내는 이런 식의 연주가 잠시나마 안도하게 한다. 하지만, 그조차도 나는 내 방까지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 디지털로 접하고 있다.
재작년 요맘 때, 청담동 어느 카페…랄 것도 없이 그냥 엑사일 2층에서였는데.
모두가 좋아하는 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아저씨는 기타 연주를 시작하셨다. 그런데, 그 첫 곡이 우연일지 필연일지 하필이면 이 곡이었던거지.
이 노래를 아는 사람도 많지는 않겠지만, (적지도 않겠지만)
이 노래를 기타로 그렇게 멋지게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을 거고
어쩌다 내가 그런 분 옆자리에 앉게 되어, 다시 한 번 그런 멋진 연주에 맞춰 이 노래를 불러볼 날은 …참으로 상상하기 힘들다.
편안하시죠? 아니, 거기서도 여전히 바쁘시려나…
마음 속에 떠오르는 추억은 디지털일까 아날로그일까. 나는 무엇을 ‘터치’해 그들을 불러낼 수 있을까. 추억을 디코딩해 보여주는 디스플레이는 없을까.
아직 그만큼 스마트한 디바이스는 나오질 않아서, 나는 액정을 펼치는 대신 조용히 눈을 감고 그 순간을 불러내 본다. 내 기억의 클라우드에서 아름다운 한 순간이 흘러 나와 닫힌 눈꺼풀 속 까만 화면 위에 펼쳐진다. 기타 소리…둘러 앉은 사람들…

어찌어찌 넥서스 원에 와이파이를 연결해(고마운 젊은 것들 덕에), 구글 고글 해 봤다.
갑자기 익숙한 탄성이 터져나왔다. “우와~~~” 애드센스, 구글 맵, 구글 어스, 지멜, 구글 웨이브를 처음 접했을 때 나왔던 바로 그 탄성이.
진짜로 찾아준다. 동영상에서 본 거랑 똑같다.
에펠탑도 찾고, 기울어진 에펠탑도 찾고, 모나리자,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 진 마오 타워, 바코드로 책 정보도 검색해 주고, 책상에 굴러다니던 CD를 촬영하니, < 멜다우/메쓰니> 가 바로 뜬다. 카메라에 박힌 로고를 인식해 sygma를 검출해 주고, “Pizza” 말로 해도 재깍 찾고, 와인 라벨만 보여주면, 바로 2007 몬테스 알파 쉬라를 대령한다.

다들 이것저것 주변에 인식할 만한 것들 몽땅 가져다 테스트 해 보느라 정신없다. 이것도 해봐. 저것도 해봐. 마치 맨 처음 인터넷 접속이란 걸 해봤을때, 아무거나 이것저것 생각나는 키워드를 막 쳐 넣어보던 때처럼. 그래서, 뭔가 결과가 나온다는 것에 신기해 했던 바로 그 때처럼. 그렇구나. 이렇게 새로운 phase가 열리는구나. 그런 때의 반응들을 지금 우리가 보이고 있는 것이구나.
레드레이저(바코드 인식)만 보고도 신기하다 했었는데, 이건 그냥 모 넘사벽.
덕분에 아이폰으로 기울었던 마음이 다시 돌았다. 에라, 쫌만 더 기다려보자. 이렇게 호들갑 떨 수 있게 만드는 게 자주 나오는 건 아니니까.

봄은 아직 꽁꽁 언 얼음 속에 갇혀 있다. 하지만, 늦겨울의 추위는 안도감을 준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따뜻해지기 전 싸늘한 얼음 왕국 속에서 아직은 좀 더 고되어도 좋을 시간이 남아있다. 입춘대길! 아직 봄은 아니지만, 정말로 봄이 오면, 크게 길하리라. 희망을 주는 존재가 가까이 다가오는 설레는 느낌, 그래서 나는 봄보다 봄을 기다리는 과정이 쪼금 더 좋다.
말 그대로, 다들 시간 뺏기 전쟁. 한 마디로, 광적이다.
소셜 앱이니 뭐니 해서 비주얼드 하다 밤새고, 영어의 신 될려고 안쓰던 네이트에 열공하고, 곁들어 양념으로 사천성도 몇 시간…나에게 없는 아이폰이건만 주변인들 거 빌려 쓰는 시간만 해도 적지 않다. 여기에 초절정 소비 조장 아이패드까지, 정말 징글징글하단 생각이 들었는데.
심지어 요즘은 믿었던 구글에서조차 삼천포로 빠지기 일쑤다. 그노무 구글 토픽인지 뭔지 때문에.
별 치장없는 단순한 UI라서 그런지, 어째 검색 결과보다도 그 우측의 토픽 영역이 훨씬 눈에 먼저 들어오는지. 어느 정도 학습도 된 것 같다. 어떨 땐, 기껏 궁금했던 검색 결과도 제쳐놓고 바로 거기로 클릭이 먼저 가 헤매기 일쑤니까. 게다가 왠지 완전한 기계적 클러스터링도 아닌 듯, 수작업 편집도 아닌 듯, 미국 사람이 경상도 사투리 쓰는 듯한 요상한 느낌으로 뽑아놓은 어설픈 토픽 헤드라인은 그 생경함으로 오히려 더 낚시의 강도를 높인다.
체류 시간은 확실히 길어졌지만, 구글의 엘레강스는 깨져버렸다.
“그래도 그건 대리점의 소행이겠지. 닷컴의 의사결정은 아닐거야!” 티타임에 덜투덜투 거렸더니,
굴뚝씨 왈 “구글 마케팅은 정말 대단해.” 촌철살인이 퍽~하니 등에 꽂힌다.
쩝, 생각해 보니 그렇다. 매일 당하고도 결코 배신 안 때리는 이 충성도는 어디서 기인한건지. 아무리 그래도, 그들이 아니라 우리가 잘 못 했을 거라 굳게 믿는 이 순정은 대체.
어쨌든, 다들 내 시간을 뺏어가려고 난리가 났다. 쉽게 뺏겨버리고 마는 심약한 나도 문제겠지만, 적들의 압도는 무시무시하다. 난, 예측가능한 평범한 사람이니까 적들의 전략적 예측에 딱 들어맞게 정규 분포안에서 행동하고 있다. 먹기만 하고 싸지는 않는 기형 동물처럼, 뒤룩뒤룩 컨텐츠-스테롤 지수만 높여가면서.
삶의 질은 소비의 질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생산의 질이라는 점을 기억해야겠다. 좋은 걸 먹는다고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니까. 좋은 일을 해야죠. 소비를 에너지원으로 삼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이건 말하자면, 한 인간의 선전포고. 하지만 되는 싸움일까요?

어제도 같았고, 내일도 같을 오늘의 출근길
가끔 탄천은 이런 하늘을 보여주며, 응원한다.
IT인들이 많아서 그런지, 모이면 요샌 죄다 아이폰부터 펼쳐든다.
아, 너도? 아, 너도! 그럼 우리 범프부터 해야지.
범프~ 범프~
범프의 정체조차 눈치로 파악해야 했던 나로선 그들만의 열정적 범프 타임이 뻘쭘하기 그지없다.
범프 후에는 뭔가 깨작깨작…
테이블에 마주한 채 서로 왓스앱질 확인도 하고. “문자 잘 갔어?” “응, 잘 왔어! 너는?”
그 후로 30분은 각자 발견한 신기한 아이폰 앱 소개 타임,
그 후로 30분은 아이폰이 내 생활은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에 대한 간증의 시간이다.
그 후로 몇 분간은 아이폰 안 산 유진이에 대한 직,간접 질책의 눈빛…
스티브 잡스, 아이패드, 애플과 구글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들.
술상 위에는 사람 수대로의 아이폰이 놓여져있다.
술을 먹다가도 맛있는 안주가 나오면, 찰칵~ 틱틱틱…실시간 트위터, 미투질.
포스팅만 하면 끝나느냐…쓴 글에 누군가 답변 알림이 올때까지 관심은 온통 아이폰에 가 있고
띵~하고 뭐가 오면, 후다닥 버선발로 아이폰 챙겨들고 액정들여다 보며 혼자 므흣만발한 웃음, 알 수 없는 키득키득
지금 그 답장이란 게 뭐라고 답변이 올라왔는지의 친절하게 읽어주시고… 그리고 다시 답변쓰는 시간…
몇몇이 모여 맥주 몇 잔 시켜놓고 각자 아이폰 놀이에 빠져 있는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아니 우리가 오늘 왜 만났지?
얼굴대고 마주보며 이야기만 해도, 딴 생각이 문득문득 끼어드는데
그 바쁘고 바쁜 시간들 쪼개어 만나 고작 해야 하는 일이 이런 것이었나.
그러고 나서 결론은, 5년 후에는 웹으로 밥먹고 살기 힘들거라는 둥 뭐라는 둥.
여즉 아이폰 안 산 이유를 안드로이드 폰 기다린다고 어리버리했던 나는
졸지에 구글빠가 되어 ‘적’ 취급을 받는다.
“안드로이드 폰이 뭐가 더 좋은데? 모토로이 예약했어? 넥서스원 살려고(언제 나올지도 모르는!)?” 바로 공격 들어오고.
난 그냥, 좀 더 보고 기다렸다가 사고 싶었을 뿐인데…T_T
스트레스 받아서 오늘은 회사에 전시해 놓은 넥서스원과 HD2, 팜프레를 집중적으로 써 봤다.
먼저 나온 아이폰보다 뭐가 더 좋은지 정말 잘 모르겠다.
HD2의 액정이나 하드웨어 스펙 굿이었지만, 너무 큰데다 윈모 걸리고
아이폰의 예쁜 인터페이스와 터치감에 익숙(안써도 익숙해질 지경)해져
넥서스원의 구린 UI와 다소 느린 터치감, 게다가 그다지 빠르지도 않은 인터넷 속도 등. 장점보다 단점이 더 보인다.
아직 못 본 X10, 하지만, 내가 쏘니를 선택할까? 삼성 스마트폰을 쓸 바에야 차라리 아이폰을 쓰지.
4G는 연말이나 되야 손에 쥘 수 있을 거고
모선배 말대로 스티브 잡스 한 인간때문에 인생 참 피곤해졌다. 또한, 헛헛해졌다.
인터넷도 처음 나왔을 때는, 어떤 사람들에게 그런 느낌을 주었겠지.
완고하고…변하기 싫은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그 변화를 쫓아가기가 버거운 사람들에게는.
그래서, 아이폰을 사면 행복이 찾아올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최소한 아이폰 안 사고 받는 스트레스는 없어지겠지.
에.혀!
때로는 떠밀려서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가 있는 것이다.
그나마 누군가 떠밀어라도 줄 때…가자.

꽃은 금방 죽여버렸어요. 내가 그렇지 모…
하늘과 언덕과 나무를 지우랴
눈이 뿌린다
푸른 젊음과 고요한 흥분이 묻혀
있는 하루 하루 낡어가는 것 위에
눈이 뿌린다
스쳐가는 한점 바람도 없이
송이눈 찬란히 퍼붓는 날은
정말 하늘과 언덕과 나무의
한계는 없다
다만 가난한 마음도 없이 이루워 지는
하얀 斷層.
- 박용래 < 눈>
신림


분당


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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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네 집에 놀러갔더만 갓 돌을 지난 애기가 너무나 얌전하다. 치대지도 않고 혼자서 잘 논다고 칭찬이 무르익는데, 간만에 해후한 여자들끼리 수다꽃을 피우자니 어디선가 꽝~하는 소리가 난다. 이어 “으아앙~~~” 터지는 애기 울음소리. 데리고 놀던 알파벳 버스를 전복시킨 것이다. 딱 봐도 의도적으로 넘어뜨린 것인데, 명백한 메시지는 “왜 나한테서 눈을 떼는 거야, 날 좀 계속 봐 주지 않고 말야!” 이거였다.
아무리 얌전한 애기라도, 혼자서 잘 놀 수 있을만큼 의젓한 품성이라도, 최소한 관심은 늘 향해있어야 한다. 그 증거로, 눈만은 떼지 않고 계속해서 맞쳐줘 달라는 얘기였다.
요즘 페북이나 트위터 보면 뭔가 노땅들의 잔치인데, 그분들의 열렬한 업데이트 정신에서 “나 좀 봐줘!” “나 좀 들어줘!” 라는 같은 메시지를 읽는다. 하기야 블로그에서 이렇게 끼적거리는 나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반면 열심히 탐색을 거듭해 간신히 친추한 샤방샤방한 젊은 것들은 도통 아무 것도 안 올리고, 감감 무소식이니. 블로그, 미니홈피 때만 해도 안 그랬는데 말이다…아, 그땐 내가 젊었구나. 쩝! 그렇다면 작금의 이 현실은 매체의 특성이 아니라, 내 노땅화가 부른 비극이란 말인가.
어쨌든 한 인간에게는 그 만큼의 절대적인 관심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타인에게 관심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늘 찾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봐주는 누군가의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어쩐지 나이들수록 봐 주는 사람보다는 봐 달라고 칭얼대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느낌. 들어주는 사람, 봐 주는 사람과 같은 신종 직업군을 개척해 보는 것은 어떨까? 왠지 유망할 듯.
누가 나를 봐주지 않아도 아쉬울 것 없는 사람…그냥 가까운 한 두 사람만 봐주면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멋있다. 나도 멋없다 -_-;;;

소셜 네트워크 나이별/상태별 분포 – SNS 대세라는 영거 싱글은 대체 어디에 -_-”
출처는 가트너가 요번에 뿌려댄 ‘Top 10 Consumer Mobile Applications in 2010′

고단한 출근길에 마침표를 찍어주는 포근한 위로.
‘아, 오늘도 오고야 말았구나.’ 하루의 노동은 슬리퍼를 신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나에게 슬리퍼는 그냥 발싸개가 아니라, 그 포근함 속에 내 마음이 놓이는 소중한 물건이다.
새 슬리퍼로 갈아 신고, 헌 슬리퍼가 아쉬워 한 컷 담아놓는다. 고달픈 직딩 라이프지만, 태국에서 담아온 이 녀석으로 갈아 타고 난 후, 좋은 일이 많이 생겼었다. 고마운 슬리퍼다. 일에 몰려 삼실을 종종거릴 때도, 어려운 얘기들에 머리를 쥐어짤 때도, 울고 싶을 만큼 기운이 빠져 빈 회의실로 달려갈 때에도 한결같이 내 가장 밑바닥을 따뜻히 지지해 주었던 소중한 동무.
새 슬리퍼도 즐거운 일, 멋진 일 많이 물어다 줬으면 좋겠다. 생긴 건 좀 아동틱하다만, 잘 해 줄 수 있겠지? 만만치 않은 시간들이 놓여져 있다만…부탁한다, 새 슬리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