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2/30

바닷가의 집이 무너지듯이
기억의 집도 그렇게 허물어져가.
눈물이 나는 이유는
소멸이란 슬픈 것이기 때문이지
두 손을 꼭 맞잡고 가장 은밀한 기억 속으로 도망쳐가
기억 소멸 장치를 뒤집어 쓴 채
사랑의 끈을 잡고 애써 소멸에 맞서는 가련한 존재들.
기둥이 허물어지고, 먼지가 이는 가운데서
추억을 만들어.
머물고 싶지만, 머물러 더 많은 걸 하고 싶지만
결국 떠나고 마는 거야.
만약, 이번에는 머물러 보면 어떨까.
하지만 나는 벌써 문을 나와버렸는걸.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
최소한 돌아와서 작별인사는 해야지.
우리, 그런 척이라도 하자.
그런 척을 하고 있어.
나를 기억해 달라고 말하고 있어.
몽톡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있어.
그 헛된 것을.
널 지워도 내가 널 다시 만나면
결국 내가 너와 사랑에 빠질 수는 없을거야..
널 사랑하게 되겠지만,
다시 널 지긋지긋해 하게 되겠지.
한 자락의 기억을 잡고, 왠지 모를 이유로 몽톡으로 향한다.
사라지고 말 것에
기다리라고 외쳐보지만.
잠시만, 기다려. 잠시만 잠시만…아무 것도 할 수 없지만.
그리고는 okay.
소멸을 받아들이려는 가련한 영혼 둘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고 있어.
okay. okay. okay. okay….
그토록 도망치려 했지만,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한 채로
괜찮다고 말하며 웃고 있어.
그리고는 내리는 눈 속에 하얗게 지워지는 아름다운 둘 만의 시간 위로 눈물이 흐른다.
누군가를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건 시간낭비야.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더 하나도 모르게 되어버리고
결국 우리는 서로에게 낯선사람이란 걸 알게 될 뿐이야.
결국은 그렇게 되어 버려요.
그러니 우리,
지금의 이 아름다운 시간을
많이 즐겨야해요.
.
.
.
.
이것도 곧 사라지게 될거야.
알아
그럼 어떡하지?
즐겨야지.
=-=-=-=-=-=-=-=-=-=-=-=-=-=-=-=-=-=-=-=-=-
동사서독 : 기억을 잊게 해 준다는 취생몽사라는 술
메멘토 : 기억 속을 순환하며 내 속을 헤맨다.
클로저 : 사랑이란 뭘까요.
비트레이얼(Betrayal) : 제레미 아이언즈 나오는..
두 연인이 헤어지는 순간부터 과거로 넘어가는 역시간순 구성.
같은 주제의 베리 심플 버전.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 사랑이 바래는 게 싫어서 죽음을 택했던.
존말코비치되기 : 머리 속 탐험
블레이드 러너 : 지워진 기억
어댑테이션 : 숨막힐 듯 아름다운 모먼트. 코끼리씬에 필적할
사랑의 블랙홀 : 같은 날의 반복.
오아시스 : 순전히 코끼리 때문에.
뭔가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인도풍 코끼리들의 등장.
=-=-=-=-=-=-=-=-=-=-=-=-=-=-=-=-=-=-=-=-=-
자 끝으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꼽아봅시다.
음..
너무 많군요.
바닷가.
비오는 소파?
그래도 결국은 코끼리 쇼 장면이겠지!!@
커스틴 던스트의 미끈한 보이스에 스민 미묘한 센티멘탈이랑
짐 캐리 등에 엎혀 커다란 코끼리가 되고 싶다는 둥 말도 안되는 소리를 지껄이는 빨강머리 케이트
그게 머가 좋다고 눈을 껌벅이며 그냥 바보같이 또 웃고 있는 짐 캐리.

여기서의 짐캐리의 표정은 정말이지 좋다.
깊게 주름 패인 입가에 어린 소박한 웃음이
참 자연스럽고도 아름답잖아.
마음 깊은 곳에서 맑은 샘물처럼
행복이 솟아오르는 그런 미소…
재미없는 표현이지만,
둘이 진짜 행복한 연인같잖아.
얼마 후엔 아닐 거면서.
바부들…
짐캐리 때문에 가슴이 설레였다는 믿기 어려운 사실.

가슴에 꽂혀버렸다.
간만에 맡은 오리지널 냄새
필립 카우프만씨.
꾸벅-
One comment on “슬프지만 진실 : 이터널 선샤인 (Eternal Sunshine on the Spotless 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