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2] 4th 일본 여행 (1) - 좋은 것은 좋게 즐긴다~ (Day 1,2)
동경의 봄은 한 발 먼저 다가와.
나리타 10.9도.
두 번째 일본 12.2도 …세 번째 24.5도
내 마음의 온도처럼 그렇게 들쭉날쭉이다. 조금 더 따스해지고 싶지만, 봄은 아직.
과학자들이 시험관을 들여다보듯 난 그저 온도계만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Day 1 - 2007. 2. 16 Fri
# 신주쿠 - 좋은 예감은 밥에서 시작한다!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맛있는 것부터 먹어보자~
분위기? 맛? 물론 난 맛을 선택해. 고르기만 해도 된다는 것은 얼마나 편한 것인지.
신주쿠의 중심을 가로질러 수에히로로 향한다.
수에히로 - 스끼야끼, 샤부샤부, 비프 스테이크
이름에 아무 뜻은 없다고 했다.
다만 펼쳐진 신주쿠의 현란한 야경을 내려다 보며,
옆 건물에 성냥갑처럼 층층이 먹고 마시고 떠드는 금요일밤 동경의 인간들을 넘겨다 보며
그저 떠나왔음을 실감했을 뿐.
소고기, 맛있었다! 말랑말랑 고소하니 떡도 예술이고.
맥주 한 잔 곁들이니 금상첨화. 일본 맥주 정말 맛나자나~
스끼야끼인 관계로 끓인 재료들을 날계란 훌훌 풀어 말아먹는데,
뭐든지 조금씩 과잉인 나는 계란 한 알로 부족해 한 알을 더 시켜 먹었다.
다행히 계란값은 더 안 받는듯. >_< 기분좋게 배두드리며 케이크로 직행~
유진이가 늠흐늠흐 따랑하는 동경의 빵과 케이크.
다이칸야마의 끼르훼봉인지 먼지 그런 유명한 데 가보려 했으나, 꼭 그럴 필요없다.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왠만하면 다 맛있으니까~
신주쿠 꼼므싸 스토어 5층의 케이크 전문 ‘꼼므싸 카페’
금요일 밤이라고는 하지만, 문 닫는 11시까지 사람들이 버글버글했다.
금요일 밤, 앞으로의 3일.. 왠지 가슴이 두근거린다.
눈 앞에 펼쳐진 케이크들의 유혹 앞에서 실존의 고뇌에 가까운 선택의 압박!
이거 24개 다 싸가도 아쉬울 판에, 딱 두 개만 고르기 너무 힘들었다.
최종 선택의 포인트는 치즈와 딸기.
그런데 악-소리 나게 만들었던 다크호스는 차, 일명 거봉티.
차 안에 큼직한 거봉 한 알이 퐁당 빠져있는 차인데,
그 진한 포도향이라니…차에 취해버릴 듯.
신의 물방울 흉내내기 모드로 표현해 본다면
“아앗, 여기는 포도밭! 아니..이럴 수가. 이건 믿어지지 않아.
마치 밤을 이겨낸 영롱한 새벽 이슬의 정기를 흠뻑 머금은 거봉알들이 내 입속에서 굴러다는 것 같아.”
근데 케이크 먹는 동안 차가 식지 말라고 빨간 모자(?!) 덮어놓는 센스에서 좀 깬다.
뭐 무슨 뜻인지는 알겠다만 그래도 이 짜침이라니.
떠나가라 노래도 불렀다. 내 마음의 옛날 노래들.
기분이 좋았다.
그대로라면 그 밤, 좁다란 동경 골목골목들을 다 내 노래로 채울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아, 나는 떠나온 것이다. 휴우… 2년.
Day 2 - 2007. 2. 17 Saturday
# 긴자, 신주쿠 - 좋은 것은 좋은 마음으로 즐긴다.
눈을 뜨자마자 또 맛있을 것을 찾아 떠난다. 길떠나는 정장금…
긴자의 규에베(?) 동경에서 top 5에 드는 스시집이란다.
내가 손으로 그린 개발새발 그려온 지도로 이 집을 찾을 턱이 없다.
대책없이 역에 내려 길을 물었더니 한 친절한 일본 아저씨가 핸드폰을 척 꺼내더니
지도 검색으로 위치를 찾아주신다.
폰맵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섬세한 네비게이션 수준의 지도. 음..조아.
열 피스에 5775엔, 여태까지 내가 먹었던 스시는 모두 불량식품! 꽝꽝
사르륵 눈이 감기면서…
주방장님들이 중앙 카운터에서 직접 스시를 떠 주시는데,
거의 토크쇼 수준으로 손님들과 대화를 끊임없이 주고 받으며, 스시를 뜬다.
마치 그 또한 서비스의 하나라는 듯이.
역시나 니뽕스러운 꽃미남 오빠들은 아무 말 없이 재료 나르기에 바쁘다. 참, 인생이란…
도쿄를 누비고 다닌 유진이표 보랏 의상!
스시집 앞에서 한 컷~ ^^V
내친김에 긴자까지 가보자~
프라다 매장의 백,, 인디어 추장 차녀 스타일~
명품 스토어 가득하지만 그 보다는
차가 다니지 않는 대로에서 마구 휘젓고 다니는 느낌이 잼나더라.
길거리 인형쑈도 보고.
긴자 기념컷~
다시 신주쿠로 돌아와 들린 중고 CD, DVD 판매점 디스크 유니온
백화점식으로 층마다 장르와 시대별로 전문화된 매장 소개를 보면서
다시금 이 집요한 카테고리 정신을 느낀다.
근데 이게 너무 좋다는 거지.
층마다 컨셉이 너무 분명하고, 인테리어에서 점원들까지 이 분야의 전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라틴 쪽에 가서 마나(MANA) 있냐고 했더니, 1초도 주저없이 “아, 멕시코의 락그룹이요~” 하면서
마나의 중고 CD를 척 꺼내 준다. 그것도 700엔 대의
아..말로만 듣던 롱테일이닷!
금광의 발견 !!
주초 발데스 몇 개 그리고 곤잘로 루발까바 칸은 싹쓸이~
계산대에서 포장해 주던 일본 오빠는 한 술 더 떠서
“이번에 한국에 주초 발데스 온다며? 일본에는 안 오는대” 그러면서 아는 척을 한다.
“아아 맞아. 3월에 공연해. 나도 갈 거야~”
주초 발데스의 한국 공연 일정을 꿰고 있는 월드 매장의 오빠.
이 머나먼 일본 땅, 널디 넓은 신주쿠에서
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공연 하나를 콕 짚어 멘트해 주는 이런 오빠를 만날 수 있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맞춤형 롱테일이 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이리라.
그 므흣함을 안고 발걸음을 옮겨 신주쿠 분카 센터로 향한다.
내가 이번에 일본에 온 이유가 거기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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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2월] 유진이의 네 번째 일본 여행기
1. 좋은 것은 좋게 즐긴다~ (Day 1,2)
2. 인생을 살 맛나게 해 주는 것들 …풀패키지! (Day 2)
3. 도쿄의 밤을 걷다… (Day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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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닷컴 » 2007, 올해 건진 노래들 said,
December 31, 2007 @ 11:58 pm
[…] 워낙에 좋아하는 MANA가 새로 낸 AMAR ES COMPARTIR (사랑은 전쟁)을 지난 2월 신주쿠의 중고 CD 전문점 disk UNION에서 만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