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월~화) Day 5,6 : 유노가와 프린스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

뷰티플 재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새로이 맞은 하루
(늦잠으로 이미 하루의 중반을 넘긴 -_-)

무조건 시작은 밥이다


이지사이 라멘
관광객들에게는 젤로 유명한 라멘집이다.


하코다테의 또 다른 유명 먹거리인 시오라멘(소금라멘)
실망스러웠던 북해도 라멘의 실추된 명예를 살려줄 것인가.

조금은 회복했다. 깔끔한 국물, 그래도 짰다.
먹고 나서 몸 상태가 별로 안 좋아짐


도로를 가로지르는 전차
사실 하코다테 너무 좁아서 나처럼 걷기 좋아하는 인간들은 교통 수단 이용할 일이 없지만
괜히 분위기만으로 한 번 쯤 타볼만하다


요금은 거리제인데
사람들이 탈 때마다 이렇게 사람별로 탄 곳과 요금이 입력된다.

여기서는 젤 오래 탄 사람이 250엔 내야 하는 거리인거고…
그런데 어떻게 탄 사람과 그 사람이 내야할 요금을 매칭하는지. 미스테리했었다.


내가 내린 곳은 야치가시라 종점


하코다테의 땅끝
다치마치미사키(立待岬)를 찾아가는 길이다.

하코다테 시내를 제외하면
고류카쿠 공원이나 외국인 묘지, 트라피누스 수도원, 다치마치미사키 등이 투어 물망에 오르는데
느낌상 가 보나마다 다들 그냥 그럴 거고
난 그냥 탁 트인 풍경이나 봤으면 했다.

전차에서 내려 한 15분 걸어가는데
도중에 일본인 묘지가 있어 묘~한 느낌을 들게 한다.


묘지 앞 메마른 꽃

단애절벽의 절경을 바라보며 죽음의 향기가 진하게 풍기는 곳

시도 때도 없이
까악까악 울어대는 까마귀들의 음산한 사운드도 이 정취와 매우 잘 어울린다.

마치 늘어선 귀신들의 하고픈 말을 대신하는 듯한 -_-a


드디어 도착한 다치마치미사키
역시나 별 건 없지만
탁 트인 절경이 마음을 뻥~ 뚫어준다. 자연의 힘이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서울을 떠올린다.
이 바다는 거기까지 이어져 있겠지.


오징어 따라하기~


잊지 못할 추억


다치마치미사키를 내려와
바로 이어진 작은 어촌으로~


인적이 너무 드물어 쓸쓸하기까지 한 동네
자동차과 집들이 죄다 도시락 모양을 한 동네

하지만 건물들을 보면 모락모락 사람의 온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어느새 내 표정도 편안해지고..


구경을 마친 후
너무나 맛있는 하코다테 우유와 스내플 치즈케익의 환상 컴비네이션


호텔까지 오는 길은 전차 안 타고
동네 마실 기분으로 찬찬히 산보로 걸어와 본다.
눈이 펄펄펄 내리기 시작하는데
동네 사람들은 죄다 개를 데리고 나와 산책을 시키더라.


게 판매점이 눈에 띄지만 넘흐 비싸
다리 4개 쯤 묶어놓고 3천엔씩 하니…이거 원.
귀한 털게는 더 비싸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
눈발이 거세진다.
고작 4시를 조금 넘었을 뿐인데 벌써 어둑해질 뿐이고

일찍 지는 해는 겨울 북해도 여행의 변수다.
그만큼 밖에서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지는 거니까.

호텔에 맡긴 짐을 찾아
다시 전차를 타고 하코다테 근처 유노가와 온천으로 이동
한 20분 걸린 듯


유노가와 프린스~!
북해도의 마지막 밤을 럭셔리하게 장식해 줄
온천 호텔이다.

야외 온천은 물론
다다미 방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

관광객들 보다는 일본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보니
잘 선택했다 싶었다.

그런데 온천보다 더 감동적인 서비스
카트 질질 끌고 오는 걸 보고
길가까지 나와 짐 들어 주는 거 하며
추위에 호텔 찾아온 투숙객들을 위한 따뜻한 웰컴 드링크
짐 받아주는 거 하며
방안에 갖춰진 꼼꼼한 시설들

옷만 해도
실내복, 실외복, 방안 온천 후 걸칠 목욕 가운 (너무 너무 포근해서 훔쳐오고 싶을 정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목욕용품들
다다미 방에 셋팅되어 있는 차와 과자
온천을 하고 나서 야경을 보며 바로 잠쉬 쉴 수 있는 베란다 공간의 구성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단순 럭셔리를 압도하는 배려였다.
한국에서는 돈으로도 살 수 없을 것 같은 종류의 서비스 정신이었다.

가자마자 온천부터
눈 덮힌 겨울 바다를 바라보며 야외 온천하는 기분~말로 표현이 잘 안된다.

온천 후 편안한 유카다 입은 채 식당으로 직행
환상적인 디너 부페가 마련되어 있다.

특히나 즉석으로 무한정 구워주는 게살과 가리비,
질 좋은 북해도산 스테이크


하나 하나 너무 맛있다
박당 12,000엔 선으로 투숙료는 부담이 되지만
룸 온천은 물로 이런 환상적인 디너 부페와 아침 조식 부페까지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감수할 만 하다.


특히나 게~~
어찌나 속이 꽉 차고 살들이 통통한지

게 다리 몇 개 묶어놓고 몇 천엔씩 받던데
게만 푸짐하게 먹어도 숙박비가 꽤 빠진다.


디저트까지…
커피가 너무 맛나서 두 잔이나 먹는 바람에 밤에 잠이 안왔다능;;;

열튼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먹었던 것 같다.


정작 방안의 온천과 시설을 찍었어야 했는데
배부르고 쇼핑한 과실주 먹고 온천에 푹 빠져 인증샷 확보를 까맣게 잊었다.


다시 홈피에서 슬쩍~

하지만 그 밤의 기억은 잊혀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잊혀지지 않을 것이고.

방에 딸린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온천에서
맛있는 술 한 병 놓고, 눈 내리는 밤하늘과 야경을 바라보며
보슬보슬 내리는 눈을 맞으며 데일 듯 뜨거운 온천물 속에 몸을 담그던 기분

유노가와 프린스 홈페이지
http://nagisatei.info/

아무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래
난 뭘 찾으러 온 게 아니다.
비우러 온거다.

다 버리고 도망친 자가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잠시 흉내나마 내 보고 싶었던 거다.

배려왕자 유노가와 프린스
라 비스타와 함께 잊지 못할 호텔이 될 것이다.

돈 많이 벌어서 다시 와 보고 싶다.
어디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호텔에 틀여박혀 온천만 하고 싶다.
온천하고 다다미 방에서 좀 자고
뒹굴뒹굴 하다가 또 온천하고 그러고 부페 먹고
방에 와서 또 술 먹으며 온천하고.

꿈결같은 시간

이젠 공항으로 가야 할 시간
여전히 눈이 내린다.
여기가 북해도임을 각인시키려 하는 듯이.


북해도에서 마지막으로 산 패주
유노가와 프린스의 기념품 샵에서 샀는데
프라이스 태그가 반 가격으로 붙혀진 틈을 타 얼씨구나 사 왔다.
지들 잘 못이니 어쩔 수 있어
판매원이 유어 럭키, 라더라.
작은 에피소드고 세이브한 돈도 얼마 되지는 않지만

어쩐지 나는 이것이 하코다테가 준 마지막 선물같았다.
환율도 높은데 와 줘서 고맙다는.


하코다테 공항
이제 다시 돌아갈 시간이다


나를 기다리는 비행기
자~~~ 출발
다시 제자리로 고고씽


눈 덮힌 북해도
온통 화이트


서서히 멀어져간다
언제나 그렇듯 여행의 끝은 그저 아쉬움이다.


바다와 산, 구름과 하늘이 하나 된 풍경
이 또한 떠나는 이를 위한 감동의 프레젠또


그리고 다시 돌아온 이 곳, 한국.

눈보러 북해도 갔더만
삿포로엔 비만 오고
정작 한국에는 눈이 펑펑 왔다더라.

매운 것이 너무 X100만큼 고파 바로 놀부 부대 찌게를 찾았다.
고작 6천원짜리(불과 400엔) 부대찌게를 허겁지겁 먹으며
세상에나 세상에나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또 있으랴~~
이렇게 맛있는 걸 가까우 두고 내가 대체 그 먼데까지 가서 뭘 찾으러 갔나 싶었다.

행복의 파랑새도 가까운 곳에 있다지만
맛있는 파랑새로 바로 여기에 있었다.


돌아오는 길을 섭섭치 않게 해 준 북해도 과자들
모두 다 사오는 이시야의 하얀연인(시로이고비히토), 마르세이 샌드, 로이스의 포테이토 쵸코칩


한 개씩 간단히 깨먹기 좋은 소포장 안주들


그리고 내 식량, 내 사랑~~

북해도의 5박 6일
사람과 물과 눈의 온기를 마음에 담아
추억을 가득 담은 나는
조금은 기운이 나는 내가 되어
조금 더 씩씩하게 살 수 있으리라.

이제야 새로운 한 해, 2009년이 비로소 시작된 느낌이다.

유진이의 여섯 번째 일본 여행기 : 북해도 5박 6일

Day 1: 하코다테 → 삿포로 상경, 작은 빛 사토리

Day 2: For The Good Time in Crazy Ridiculous 삿포로

Day 3: 노보리베츠, 뜨거운 물과 하얀 눈의 의로

Day 4: 이국적인 항구 도시, 함관(函館) 1일 산보

● Day 5,6 : 유노가와 온천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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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코멘트 »

  1. 유진닷컴 » 유진이의 여섯 번째 일본 여행기 : 북해도 5박 6일 said,

    February 5, 2009 @ 12:50 pm

    […] ● Day 5,6 : 유노가와 온천 ~ 럭셔리보다 더 감동적인 배려 […]

  2. 김정연 said,

    November 1, 2009 @ 11:16 pm

    안녕하세요. 하코다테의 라비스타호텔을 검색하다가 님의 사이트를 발견하였습니다. 라비스타에서 묵고 싶은데, 일본어가 안되니 영 힘드네요.
    이미 삿뽀로 호텔은 예약을 했지만, 왠지 여쭤보고 싶어서요. 삿뽀로에서는 어디서 묵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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