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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란's request : SNOW SHOW
[다이어리] 2004/02/17

snowshow1.jpg snowshow2.jpg


그건 정말 쑈였어.

2.5류.

다른 사람에겐, 너에겐 어땠는지 몰라.

공연자체만 보면 ,,,나 원체 진정성 안 느껴지는 퍼포먼스나 깜짝쇼 같은 거에 무덤덤해서. (것두 주관이지만)

완결된 내러티브와 기승전결을 바랬던 건 아니지만, 뭐 그래도 입소문 꽤 난 공연인데 그렇게까지 중구난방일 줄은 몰랐지.

광대놀이도 어줍잖고.

(제대로 광대짓이 뭐냐고 딴지 걸지마. 그냥 느낀 바 그대로니까)

인터미션 20분은 또 뭐꼬.

애써 이어도 아쉬울 공연 흐름 딱 끊어놓고, 한 숨 자고 와서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보라는 건가.

혼자 옷 입고 1인 2역하며, 역에서 떠나는 장면 하나 정도가 가슴에 닿을락 말락.

근데 그거야 유니버셜한 감동의 메카니즘이잖아.

기적 소리 울리고, 기차는 떠나네...나도 떠나네...떠나고 싶지 않지만, 저 기차를 타야 하네. 사랑하는 이를 두고 나는 떠나네...

뭐 그 정도.

화가 난다면 한없이 날 수도.

동참해 기뻐하지 못하는 나의 유희정신 결핍과 높아진 눈만을 탓하자면 탓할 수도.

한편으론, 이런 공연을 허접하다고 생깔 수 있는 나의 안목과 용기(?)에 대해 다행스럽게 여길 수도.

인정할 수 없는 건 인정하지 않아야, 나중에라도 정말 인정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은 브라보를 외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어찌 됐든, 나로선 좋은 추억이니까.

그냥 그렇거니 해.

너는 어땠던거야? 공연을 만드는 사람이니까, 동업자적 마인드에서 좀 더 인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던 거야?

아니면 반대로 더 화가 났던 걸까? (난 솔직히 그래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 그리고 결정적으로

전혀 snowy하지 않았단 말이지!


ps.

한 가지 웃겼던 건

막판에 사람들이 진짜 목숨걸고 배구 시합 나온 선수들처럼 비장하게 공을 가지고 토스들을 해대는데

'한국인의 힘~!'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참 사소한 거에도 삘 받으면 목숨걸고 몰입하는 독특한 대한의 성정이지.

난 그게 공연보다 더 잼나더라. ^^

Posted by youzin | TrackBack

Comments

앗, 저 이거 목요일에 보러가는데..

Posted by vavy (2004/02/17) | Comment

다행이다. 난 정말 어찌나 화가 나던지... 이런 공연을 6만원 주고 본 게 넘 억울해서 엘지에 테러라도 하고픈 심정이라니까.
근데, 더 억울한 건 대부분의 감상평들이 '넘 감동적이었어요.' '정말 꿈같은 공연' '환상적인 배우들의 몸짓...' 따위라는 거야. 물론 같이 공연 본 요섭 형과 새봄은 나랑 똑같이 광분했지만. 그래도, 갑자기 울 나라 관객들이 새롭고도 이상하게 보이는거야. 그 공놀이에 모두들 좋아라 열중할 땐 정말이지 어찌나 당혹스럽던지. 그래두, 오.마.뮤. 같은 싸이트에 감상평 올렸더니 동조하는 사람이 한 둘 이기는 하더라. 근데, 얼굴 좀 보자. 혹시 오늘 기돈 크레머 보러 안 오냐? 나 가는데...

Posted by 혜란 (2004/02/17) | Comment

저도 그거 보고서 왜 이걸 사람들이 좋아하고 그렇게 좋게 평하는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제가 나이들어서 그런가했는데 똑같은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꽤있는 모양이네요 뭐...애들은 정말 좋아하기는 하더군요

Posted by 재윤 (2004/02/17) | Comment

제가 애들같아서 그런지 저는 좋았어요. 헤헤-

Posted by vavy (2004/02/20) | Comment

예술은 높은 눈으로는 느껴지는것이 아닌듯......

Posted by 연필 (2004/02/22) | Comment

공놀이보다 다 끝나구 배우들이 안아줄때가 젤루 좋았지요. 느겨지는 그 무언가가..

Posted by getmind (2004/02/24) | Comment

좋았던 사람들은 좋았던 대로, 나빴던 사람들은 나빴던 대로
누가 뭐라든 절대로 타협하지 말고(~! ^^)
그 순간 자기에게 느껴졌던 느낌 그대로 소중하게 간직하자구요.

아 근데 혜란, 난 그 때 일본에 있었다구~!

Posted by 유진 (2004/02/25) |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