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했던 얘기를 또 했기 때문일까? 그 부분을 우려해 더 많은 사례와 내용을 채웠음에도 불구하고 즉흥과 영감에서 풀려나는 플러스 알파의 신선함이 내 속에서 발산되지 않았다. 보다 안정되었지만, 신은 덜 났다고 할까? 하지만, 기본은 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스스로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나만의 오리지널한 분석과 구성으로 전달했다. 이 점은 인정해 줄 수 있어. 수고했습니다, 정유진씨. 오늘 밷어낸 이야기는 채 2프로에도 못 미치는 것이므로..앞으로를 더 기대해도 좋겠습니까?
자 그럼, 본격적인 2004 웹기획 컨퍼런스에 대한 몇 가지 ...
- 못한 이야기 (1)
컨텐츠의 모빌리티(mobility)를 언급하면서 사이트 안과 밖만 이야기 했다. 나아가 컨텐츠의 모빌리티는 웹을 넘어서서 디바이스를 타고 흐르게 된다. 컨버전스 환경에서의 컨텐츠의 모빌리티를 상상해야 한다. - 못한 이야기 (2)
컨텐츠의 모빌리티의 대표적 활용 사례로서의 아마존. 아마존의 웹서비스 혹은 설치형 블로그 무버블타입의 MTAmazon이라는 hack은 왜 컨텐츠를 자산으로 사이트 안에 가두어 놓지 않고 방출하는 메카니즘을 기획하는 일에 웹에서 중요한지를 시사한다. 마지막 세션의 LG CNS 안무정 과장님의 웹서비스에 관한 발표는 마치 기획자로서 웹을 바라보는 내가 멈춘 그 자리에서 시작된, 같은 트렌드를 바라보는 또 한 축의 담론. 그 어떤 다른 웹개발에 대한 강의보다 흥미로웠다. '모든 아이디어맨은 테크니션을 필요로 한다.' - 정말 했어야 하는 이야기
3C + 1P, 내가 쓴 책의 주제이자 오늘의 강의의 시작에서 언급했던, 그리고 프리랜서로 나가 기획일을 하며 내내 붙잡고 있는 웹을 보고 웹으로 먹고 사는 유진이의 일관된 화두이다. 오늘 정말 했어야 했으나 못 한 이야기는 바로 이 3C+1P에 대한 것. 그래서? 닷컴 몰락이 3C에 대한 나이브한 환상 때문이라고? 그것이 3C이론 자체의 문제였던가?2004년 이제 3C + 1P는 그 수많은 비난과 원성을 넘어 보다 강력하게 통합된 형태로 온라인에 등장하고 있다. 어디까지가 컨텐츠고 어디까지가 커머스며 커뮤니티인지 따로 떼어놓을 수 없을 만큼 깊게 밀착된 형태로. 3C의 탓이 아니었다. 문제는 3C를 피상적으로 결합한 근시안적 방법론이었다. 이제 다시, 정말로 3C+1P가 중요해지고 있다.
- 이의 제기
첫 번째 세션, 아이파트너즈의 문준호 사장님의 발표 中
'좋은 기획자는 좋은 PM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 나는 이 의견에 반대한다. 심지어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기획에는 아주아주 고유한, PM과는 전혀 다른 기획자만의 영역이 있다.난 기본적으로 PM이란 프로젝트의 메타적 존재로서,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영역 3가지는 '스케줄링'과 '예산' 그리고 '인력' 그러한 관리자적 자질은 물론 기획자에게도 필요하지만, 특히나 상급 기획자로 갈 수록 더욱 중요한 것이지만, 기획의 핵심이란 것에 들어가 보면, 그것은 역시 부차적인 문제다. 좋은 웹사이트를 기획하는 것, 그것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것과는 다른 영역인 것이다. 마치 화가에게 자기가 판 그림 대금을 정산하는 능력이 핵심이 아닌 것처럼.
난 웹기획이 웹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혼동되는 현상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늘, 웹기획 컨퍼런스라는 것은 무엇을 다루어야 하는가? 우리는 웹기획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라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그것을 간과할 생각은 조금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웹기획과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혼용해서는 안 된다. 논의에 논의를 거듭해야 할 서로 다른 중요한 이슈들이 각자의 영역에 산적해 있다.
해서, 난 싸이월드 웹기실(웹사이트 기획 실무)에 누군가가 본인의 컬럼에 내 책을 소개하며 오종혁씨가 쓴 '웹기획&웹프로젝트매니지먼트'와 비교한 내용을 보았을 때, 다소 당황스러웠다. 오종혁씨의 책과 나의 책제목에는 같이 '웹기획'을 달았지만, 실상 서로 전혀 다른 것에 대해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 프로젝트에서는 실무를 하면서 웹기획조차 더 세분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절감했다. IA와 인터페이스 디자인, 인터랙션 디자인, 유저 리서치의 영역,,,그리고 이 와는 또 다른 전략적 차원의 웹기획의 영역, 마케팅과 연동되는 부분, 통계를 추적해야 하는 부분,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것을 '웹기획'이라는 이름 하에 멀티 플레이어로 해내야 한다는 것에 분명한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다. 전문 에이전시의 작업은 다를 것 같지만, 여지껏 에이전시와 작업해 온 개인적인 소감이라면 에이전시의 전문성이란 극히 편식성인 경우가 대부분....
실지로 포털에서는 일부 영역들이 분화되기 시작하는 양상에 희망을 갖는다. 포털의 행보가 모범이 되어, 더 많은 업체에 퍼져나갈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다. 실지 인력으로 분화되지 않는다 해도, 웹기획자 개인이 '웹기획'이란 뭉뚱그려진 단어에 포함된 이런 많은 다른 롤들을 인식하고 업무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 다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포기하고 있는지 인식하고 있다고만 해도 변화는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하물며 프로젝트 매니지먼트까지 하라고.........날 죽여라 죽여. ㅎㅎ
- 크리에이티브? 갸우뚱...
또, 문준호 사장님 하신 이런 말씀. '기획자의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하다' 흠...중요하다. 그런데, 요새 드는 생각은 정말로 기획자의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 기본이 중요하다. 앞으로도 갈 길은 멀지만 내가 초짜 기획자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나 스스로, 그리고 주변에서 인정해 주었던 순간은 내가 크리에이티브 충만했을 때가 아니라, 사이트의 기본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몇몇 실제 사례(다름아닌 유진이의 과거 사례^^)를 돌이켜보면, 기본기 없는 크리에이티브란 브레이크 없는 폭주 기관차로 오히려 여러 사람 다치거나 피곤하게 할 가능성 마저도. 그렇다면 기본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정유진의 웹 기획론'을 읽는다. ^^;;; 흐흐...어떤 식으로든(즉, 내 책을 읽지 않더라도) 기획자에게 3C + 1P에 대한 깊은 이해는 필수적이다. IA와 인터페이스 설계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좋은 책을 읽고 실제 사이트를 보며 응용하는 습관이 쌓이면 크리에이티브와 조금 다른 측면에서 사이트가 가야할 길이 보인다. 그것만 하기에도 실은 프로젝트는 벅찬 경우가 대부분....크리에이티브는 이 모든 길고 피곤한 작업을 즐겁고 신나는 파티로 만든다.
- 최병호씨와의 만남
Xfiniti의 IA 최병호씨가 끝나고 이야기를 나누었다.최 : IA가 네트워크 모델링으로 대치되고 있다는 건 위험한 발상 아닌가요?
정 : 어짜피 전통적 개념의 IA는 없어지지 않을 거고, 그 정도로 강조를 해야만 약발이 먹할 것 같아서요.
최 : 소셜 네트워크에서의 매트릭스 구조는 하이어라키와는 다른 얘긴데...유저의 인지적 한계도 있고..
정 : 이미 싸이월드에서 파도타기라는 형태로 1촌들의 홈피를 방문할 때, 그 네비게이션은 유저의 인지적 한계를 넘어서죠. 내가 어디에서 어디를 거쳐 어디로 갔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으니까요. 컨텐츠를 통한 파도타기도 마찬가지이구요.
유저들이 실지로 그러한 방식으로 사이트를 이동하고 있는데, 이미 존재하는 그걸 사이트의 구조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하이어라키의 붕괴라 함은...하이어라키란 기본적으로 parent와 child를 전제로 하는 트리 구조인데...유저들이 스스로 사이트의 구조를 self-organizing하기 시작할 때, 그 중 무엇이 상위이고 무엇이 하위인지를 기업의 임의로 구분지을 수 있을까요?
여기까지만 이야기했지만, 여기가 끝은 아니다. 사실 내가 보는 관점으로는 분명 사이트의 하부에서 하이어라키가 네트워크로 대체되는 양상을 보이지만 웹기획에서 새로 파생되는 이슈는 이 네트워크의 생산물이나 활동 주체를 다시 사이트의 하이어라키로 끌어올리는 것. 그것은 굳이 상/하위를 구분하는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필터링, 선별, 각종 기계적 메카니즘을 통해 네트워크의 난지도에 묻혀있는 보석들을 하이어라키라는 정제된 형태로 리사이클링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것은 다시 Taxonomy, Categorization, Meta data,,,, IA의 진검 승부를 벌어야 하는 머리 빠지는 작업들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다시 길이 시작되는 것처럼, 여기서 다시 많은 논의들이 시작되고. 느낌표, 물음표, 느낌표, 또 물음표..................
Comments 오늘 컨퍼런스에서 유진님만 제가 듣고 싶은 얘기를 해주시더군요. 다른 분들은(내용이 좋지 않았다는 얘기가 아니라) 돈내고 듣기에는 약간 겉도는 얘기 혹은 제가 실무에 적용하기엔 동떨어진 얘기들이었거든요. 웹에이전시에서 들으러 오신분은 도움이 됐을지도 모르지만요.
유진님 강의는 좋은 자극이 되었답니다.
끝나고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다른분과 말씀중이시길래... (소심한 jely -_-;;)
Posted by jely (2004/05/11) | Comment강의를 몇 번 듣지는 않았지만..몇달전 인터넷 커뮤니티 컨퍼런스,, 웹기획론이라는 책 그리고 이번 웹기획 컨퍼런서..
그동안 알고 있던것과 다른..아 이 컨퍼런스, 이 책 정말 돈이 아깝지 않다..근데 왜 이리 정유진씨 강의 시간은 짧은걸까..하루 종일 강의하는 과정은 없나...많은것을 배우고 싶은데..저번에 매직앤아카테미에 신청한 강의는 폐강이 되고..
많은것을 배우고 싶습니다..솔직히 뛰어넘고 싶은 분 그리고 너무나 멋진 분이시구요..혹시 제게 길을 제시해 주시지 않으시렵니까..
Posted by 차효준 (2004/05/12) | CommentCreative와 기본기?
창의적 사고는 충실한 내용적 지식을 바탕으로 하고 명료한 논리적 근거 위에 가능한 것이다. 창의적 사고는 내용가 근거가 빈약하면서 그저 황당무계하기만 한 생각이 아니기에 창의성의 신장을 위해서는 사고의 기본 재료가 되는 기초적인 지식 습득이 전제돼야 한다.
중앙일보 2004.1.30 박경미 홍익대학교 교수, 수학
Posted by 공룡알 (2004/05/13) | Comment안녕하세요? 종종 유진님의 블로그 구경 오는 사람이랍니다. ~ 옛날에 (아이비즈넷 칼럼 쓰실 때) 싸이 웹기실에서 온라인상 뵈었던 기억도 그리고 보니 나네요.
5월 10날 강의를 듣지 못해서 아쉬었구요. 음 ~~ 저는 AS IS 기획자 TO BE 프로젝트 매니저 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기획과 PM의 범주가 다르게 분류 된다는 생각에 잠시 깜짝 놀랐습니다. ^^
기획해 낸 내용이 목적에 부합되도록 관리를 해 주어야 세상에 빛을 본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
기획자의 전문 영역 강화는 저도 대찬성 입니다만,
프로젝트 매니저의 여러 스킬들이 그 기획을 완성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후기 잘 읽고 갑니다. ^^...
Posted by 김희성 (2004/05/14) | Comment박경미 교수님 말씀에 전적 동감. 제가 하고 싶은 말도 저거였는데...잘 정리해주셨네요. 나중에 꼭 써먹을께요. 고맙습니다~! :-)
김희성님의 의견도 잘 보았어요. 맞는 말씀이세요. 전 다만 기획 = PM은 아니라는 것이죠. 웹기획이란 분야의 전문성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기획자의 비전은 무엇일까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고 또 그 중 하나가 PM일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기획자로서 저의 to be 모델은 PM은 아니예요. PM말고 더 하고 싶은 게 있거든요. 주어진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는 PM이 아닌 기업의 비즈니스와 보다 더 깊이 맥이 닿아있는...시니어가 될 수록 어쩔 수 없이 매니지먼트 능력이 중요해 지는 건 사실이지만요.
저는 그런데 기획이라고 하면 책이든, 컨퍼런스든 개발 방법론만 들먹이는게 불만이었던 거구요. ^^
Posted by 유진 (2004/05/14) | Comment유진님, 그동안 잘 지내셨져? 회원스팸(^^)메일 받구 오랜만에 코멘트 남겨요^^
'좋은 기획자는 좋은 PM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한 유진님 글에 공감!, 프로젝트 진행하면서 항상 부딪히는 부분이라... 좋은 글 언제나 잘 읽고 있습니다.
행복한 6월 맞이하시길 바래여~
All rights should be reserved. But Realty Bites...
Sometimes I also do. Even ENJOY!! ... ^^
mail to youzin: youzin at youzin.com



놀라운 우연의 일치... 오늘 우연히 유진님의 웹기획론을 손에 쥐게 되어 꽤 오래 읽었습니다. (화장실 갈 때 책꽂이의 책 중 아무 거나 손에 잡고 들어가 쓱쓱 보는 스타일. ^^;) 지난 주 리크루트 컬럼 IT직종 소개는 웹기획자였답니다. 그런데 오늘 웹기획에 대한 글을 또 보는군요. ^^;
Posted by 김중태 (2004/05/10) | Comment원고를 쓰면서 마지막에 다음 내용을 넣었답니다. 설득력과 철학에 대한 이야기는 앞부분에 설명되어 있지만 길기에 생략.(리크루트에 등록되면 나중에 제 블로그에 전문 올릴게요.) 그냥 마지막에 이런 문장을 넣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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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의 지식, 설득력과 통솔력, 철학을 모두 갖춘 웹기획자는 훌륭한 웹기획자다. 또한 행복한 웹기획자가 될 가능성도 많다. 지식과 설득력을 갖춘 웹기획자는 훌륭한 웹기획자다. 지식만 갖춘 웹기획자는 능력 있는 웹기획자다. 이런 차이를 알고 웹기획의 길로 나선다면 좀더 좋은 웹기획자로 발전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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